◆출산율 1.19명…한국경제가 무너진다 ①◆
올해 태어난 이천구 씨. 마흔 두 살의 가장이다. 아내와 서울시내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며 열두 살 난 아들을 하나 키우고 있다.
수십 년 전, 그러니까 이씨가 태어날 때만 해도 자영업을 하면서 아이 하나 키우면 중산층 소릴 들었다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이씨 부부는 어른 다섯에 아이까지 총 6명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도시 빈민이다.
변두리에 28평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지만 집은 가족 모두를 수용하기엔 턱없이 좁다. 아내와 아들뿐만 아니라 일흔을 훌쩍 넘긴 장인 장모와 100세를 바라보는 처외조모님까지 계신다. 이씨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이 안쓰럽다며 오피스텔을 얻어 나가셨지만 연금 외에 이렇다할 소득이 없다.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불입한 국민연금은 이제 재정 고갈이 임박했다. 월 수입의 15%가 고스란히 국민연금에 들어가지만 연금을 타가는 노인들이 넘쳐나는 까닭이다. 건강보험료도 부모 세대의 두 배를 내야 한다. 세금도 크게 올랐다. 소득 대비 세금의 비율이 30%를 돌파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런저런 기타 보험료까지 합치면 이씨는 버는 돈의 반 이상을 부모ㆍ조부모 세대를 위해 내고 있는 셈이다. 이씨에게는 이런 부담을 나눠질 형제가 없다. 올해는 2050년이다.
금융위기보다 무섭고 감세 논란, 성장률 예측, 내수활성화 대책 등이 완전히 무의미해지는 시대가 온다.
합계출산율 1.19명. 이대로라면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안 낳는 나라 대한민국의 2050년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하는 `노인의 나라`가 된다.
노인인구 폭증과 생산인구 급감은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의료ㆍ복지 부담을 키워 우리 경제를 옭아맬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205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은 약 27%, 재정수지 적자는 GDP의 10%대, 잠재성장률은 1%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각종 사회보장 부담에 조세 부담을 합하면 미래 세대는 소득의 약 50%를 노인 부양을 위해 부담해야 할지 모른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어서` `하나만 최선을 다해 잘 기르려고` 등 여러 이유로 현재 아이 한 명만 낳기로 결정한 부모들. 금쪽같은 내 아이를 위한 선택이 역설적으로 아이에게 암울한 미래를 남겨주는 꼴이 돼 버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출산율이 이미 수 년째 1명대 초반으로 고착화된 상황에서 출산율을 인구유지 수준인 2.08명까지 끌어올리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지적(문형표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처럼 이미 저출산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늦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이라도 미래에 닥쳐 올 대재앙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노력을 부단히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