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_ 눈먼 난다 이야기
 난다라는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재물과 보배가 많아 금, 은, 보배, 자거, 마노, 산호, 호박 따위와 코끼리, 말, 수레, 종, 하인들과 의복과 농사가 한량이 없어 그 나라에서는 아무도 그 보다 더한 부자가 없었다.
그는 그런 부귀와 영화 속에 살면서도 아무런 신심이 없어, 인색하고 탐욕 많고 질투가 많았다. 집 대문은 일곱 겹으로 만들고 거기에 문지기를 세워 어떤 사람이 오더라도 그 중간 뜰까지는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또 집 허공에는 그물을 쳐 놓았다. 그것은 새들이 날아와 집안의 곡식을 쪼아 먹을까 걱정하였기 때문이다. 또 사방에 벽 밑에는 두터운 돌을 붙여 놓았다. 그것은 쥐들이 구멍을 뚫고 들어와 재물을 축낼까 두려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장자에게도 죽음이 닥쳐왔다. 그에게는 전단이라는 외아들이 있었다. 그는 그 외아들을 앞에다 불러놓고 유언했다.
"나는 지금 병으로 마침내 죽을 것 같다. 내가 죽은 뒤에라도 집에 있는 재물과 보물들을 함부로 쓰지말고 또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도 절대로 보시를 말고 거지에게도 또한 한푼도 주지 말아라. 이 재보는 칠대의 자손들이 먹기에도 넉넉한 것이다."
이렇게 유언한 뒤에 곧 목숨을 마치고는 죽은 뒤에 다시 사위성 안의 어떤 장님 백정 아내의 배속에 태어났다. 열달이 지난 뒤에 세상에 나왔으나 날 때부터 장님으로 두 눈이 모두 멀었다.
옆집 사람들이 그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들인가, 딸인가." 그 어머니는 "아들입니다."고 대답하고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만일 아들으로 태어났다면 나는 지금 장님으로 이 아들의 부양과 공양을 받을 것이다." 옆집 사람들이 말하였다. "이제 당신이 아들을 낳기는 하였지만 두 눈이 모두 장님이구려" 장님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못내 걱정하고 근심하며 슬피 울면서 말하였다. "내가 장님이어서 아들을 하나 얻었더니 그런데도 둘이 다 모두 장님이 아니던가. 이제 근심 걱정의 고통만 더하여라" 장님의 아들이 커서 칠팔 세가 되니 이제 홀로 구걸을 다니게 하였다. 어느 날 난다 장자가 살던 집에 이르렀다. "몹시도 배고프고 피곤 하여라 두 눈이 다 멀어 온갖 고통 끝이 없거니 누가 가엾이 여겨 적선을 하시려나"
문지기는 화를 내어 그를 밀쳐 버렸다. 그는 깊은 구덩이에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장님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지팡이를 아들이 빠진 구덩이로 가서 겨우 꺼내 놓고 아들을 껴안고는 통곡하고 있었다. 부처님은 그들을 구제하시기 위하여 그곳으로 가셨다. 그리곤 그 장님 아이에게 말하셨다.
"네가 바로 저 난다가 아니냐" 자기 이름을 몰랐던 장님 아이는 부처님의 말씀에 곧 전생에 이름이 생각나서 "예 제가 바로 난다입니다." 장님 아이는 거듭 대답하였다. "예 제가 진실로 난다이옵니다. 지난 세상 장자로 있던 난다가 틀림없습니다." 모여 있던 사람이며 난다 장자의 아들도 몹시도 놀라고 두려워 하였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 가운데에 악함이 일어나 도리어 제 모양을 부수는 것은 마치 저 쇠에서 녹이 생기어 도리어 그 쇠를 좀 먹어 가듯 지혜로운 사람은 차츰차츰 꾸준하고 천천히 정진하면서 마음의 때를 씻어 없애 버리는 것 마치 기술자가 순금을 만들어 가듯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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