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보호사 이야기 >
노후의 롤모델 ...
- 요양보호사 남행숙 -
오늘도 자비원의 휴게실은 어르신들의 이야기 소리로 하루를 연답니다. 자비원에 입사한지도 어느덧 7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엿듣다 보면 어느 듯 어르신들의 인생을 다 들여다 본 듯한 느낌이 들어 어르신들에게 더 친근감을 느끼곤 한답니다.
어떤 어르신은 쇼파에 앉아 마치 영감님이 아직 살아 계신냥 착각을 하시며 밥 걱정을 하시고, 또 다른 어르신은 살아온 이야기 보따리들을 술술 풀어 놓으시기도 한답니다.
얼마 전 프로그램 시간에 회상요법으로 어르신들과 담소나누기를 하였는데 어르신들에게 젊은 시설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니 선봐서 결혼 한 이야기, 연예 결혼하신 이야기들을 수줍게 꺼내 놓으시면서 지칠 줄 모르시고 들려 주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비록 어르신들마다 살아오신 인생이 각기 다르셔서 노년에 이곳에 모여 사시면서 때론 알콩달콩 다투시는 일도 있지만 서로 챙겨가며 진정한 말벗이 되어 사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기가 좋으십니다.
저희 요양보호사들은 가끔 모여 이야기를 한답니다. “난 나이가 들면 꼭 저 어르신처럼 귀엽게 늙고 싶어.. 또 다른 직원은 난 저 어르신 닮고 싶어..” 직원마다 닮고 싶은 노후의 롤모델이 있답니다. 노년에 어르신들처럼 되고 싶다는 것은 어르신들이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증거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노후의 롤모델이신 어르신들의 노후를 저희들이 아름답게 가꿔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