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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일이다. 당시 운영하던 가게가 작아 상자를 바로 옆 담벼락에 쌓아 두고 천막으로 덮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빈 공간이 생긴 듯 엉성해 보였다. 남편은 도둑이 든 것 같다고 했지만 나는 마무리는 잘못한 게 아니냐며 핀잔을 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우린 4층에 숨어 지켜봤다. 얼마 안가 어떤 남자가 가게 앞을 서성이더니 상자를 만졌다. 이때다 싶어 달려갔다. 멱살을 붙잡힌 남자는 도망가려 애썼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지적 장애가 있는 덩치 큰 학생이었다. “잘못했어요. 라면이랑 과자도 가져갔어요.” 아이는 묻지도 않은 것까지 솔직하게 말했다.
우린 아이 집으로 갔다. 그의 아버지가 나왔다. “죽을죄를 졌습니다. 월급 받으면 변상할 테니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가끔 속을 썩이지만 착한 아이입니다.” 라며 연신 사과했다. 그 모습이 짠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손가락이 여섯 개라 육손이라 불리던 그는 숟가락 만드는 일을 했고 아이 어머니도 지적 장애가 있어 생계가 힘들어 보였다.
일주일 뒤 어떤 소녀가 가게로 찾아왔다. 상자 훔친 아이의 여동생이었다. 신문지로 싼 무언가를 건넸다. 아무리 거절해도 계속 내밀었다. 어쩔 수 없이 신문지를 펴보니 예쁜 수저 네 벌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웠다.
그날 이후 수저를 보물처럼 간직하며 가끔 빵과 라면을 챙겨 그 집에 몰래 놓고 왔다. 그들은 얼마 뒤 다른 곳으로 떠났지만 그 가족의 순순한 마음은 오랫동안 남았다. 그들에게 언제나 축복이 따르길 기도한다.
- 좋은생각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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